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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수-부사수관계는 이제 싫다. (내가 선임의 위치라서 그런가...)

quantapia 2007. 9. 18. 14:28
먼저 사수 - 부사수 관계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을거 같다. 사수.부사수 도제형식의 가르침이 필요한영역에서 유래했다. 원래는 장인.도제로 불리우던 것이, 군대에서사수.부사수로 불리워지게 되고, 이게 사회에까지 연장이 되어서, 산업현장에서도 사수.부사수가 일반명사처럼 사용되고 있다. 아뭏든 대한민국에서 사회는 군대의 연장이란 말이 괜한말이 아닌건 분명해 보인다. 하긴 남자의 80% 정도가 군대를 갔다오고, 거기에 여전히 남자가 더 많이, 더 높은 위치에서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그럴 수 밖에 없긴 하겠지만 말이다.

사수.부사수는 사수.조수 사수.부사수.조수의 형식으로 부르기도 한다. 어쨋든지 간에 수평적관계가 아닌 수직적관계에 적합한 전승방식임을 알 수 있다.

우선 나는 이러한 도제방식을 싫어한다. 특히 소프트웨어 업계에서의 도제방식에 의한 기술전승에 대해서는 더욱그러하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도제방식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니다. 도제방식역시 나름대로의 단점과 장점을 함께 가지고 있다. 장점이라면, 지식이나 정보를 비교적 빠른시간에 습득할 수 있다는점, 그래서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점이 될 것이다. 이는 특히 여러가지로 성숙하지 못했다고 판단되는 때에 효과적으로 지식을 전수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고등학교때까지의 교육이 도제식을 따르는 일반적인 이유다. 물론 최근에는 초중등 교육에서도 도제식 교육을 가능한한 지양시키는 방식으로 바뀌는 추세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도제식이 우세인거 같다.

반면 단점도 가진다. 단점은 스스로 개척하는 힘, 창조하는 힘이 딸리게 된다는 점이다.

해서 일반적으로 초중 과정까지는 도제방식으로 가능한 많은 지식을 전수하고, 고등과정에서는 갖추어진 지식기반에서 창조,응용하는 힘을 키우고, 대학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스스로 공부하면서 창조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교육이 흘러가게 된다.

우리나라교육에서의 문제는 도제방식이 도가 지나쳐서 상하복종관계에 따른 받아먹기 주입식교육이 되어버린다는 점이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이러한 상황은 별반달라지지 않는데,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뭐냐면 대학교수들 도대체 뭘 가리쳐주는 거야 ? 그냥 학원에서 배우는게 더 낳겠더라!!라는 생각으로 대학생활을 하는 얘들이 존재한다는 거다. 위에서 이거이거 외어라라고 던져주면 받아먹던 처지에서, 어느날 갑자기 스스로 공부해야 하는 처지가 되다 보니 이러한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게 되겠다. 더 많이 아는 사람이 던져주는거 받아먹을 거면, 처음부터 학원을 가지 대학은 왜가나..

이러한 생각이 군대 덕분에 더욱 고착이 되어서, 사회에까지 이어지게 되고, 현실화 된게 사수.부사수 제도이다. 소프트웨어 쪽만 그런게 아니고, 심지어 대학원 연구소까지도 도제방식이 유행을 한다. 언급했듯이 사수.부사수 제도도 장점이 있고, 그러하니 도제방식이 어울리는 분야도 있겠지만, 소프트웨어 산업은 도제방식이 어울리는 분야가 아니다. 뭐 하긴 대학원연구실 조차도 도제방식이 여전히 널리 애용되고 있는 현실이니, 더 말할 필요도 없을거 같긴 하지만..

사수를 못만나서, 사수가 친절하게 가르켜주지 않아서, 사수가 불친절해요. 이건다 핑계다. 친절하게 가르쳐줄 곳을 찾을려면 학원을 가거나 개인과외 선생을 들여야지. 내 생각에 선임은 메뉴얼 던져주는 걸로 끝이라고 본다. 나머지는 협업과정으로 모르는거 있으면 찾아서 보든, 물어서 알아내든 스스로 찾아서 해야하는게 아닐까. 좀더 경험이 많은 동료직원일 뿐이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