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배신, 분노, 자책, 미움, 그리고 죽음. 나 또한 이것들과 싸워왔던 시간이 있었다."
옛 동료 이라부 히데키(42)의 자살 소식에 `코리안특급` 박찬호(38·오릭스 버팔로스)가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박찬호는 2일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행복은 성적이 아닌 노력순`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자신의 심경을 나타냈다.
이 글에서 박찬호는 "선수인 내게 목표가 좋은 성적이 아닐 수는 없다.
하지만 그 목표를 어느 정도 이루고 나면 다시금 불편한 마음은 찾아왔다.
그래서 완전한 행복은 성적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지난달 28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본인 투수 이라부 히데키(42)를 언급하며
자신도 한때 절망·죽음과 싸웠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오래 전에 텍사스에서 팀메이트로 있던 이라부가 얼마 전 스스로 세상과 이별을 택했다.
무엇이 그에게 절망을 안겨 준 것일까. 그의 죽음을 보며 지난 기억들을 다시 머리에 떠올려봤다"며
"절망, 배신, 분노, 자책, 미움, 그리고 죽음. 나 또한 이것들과 싸워왔던 시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괴로웠던 나는 나를 바라보며 내 안을 관찰하는 훈련을 했다.
그 속에서 그것들을 바꾸어 볼 수 있는 희망을 안고, 다시 맞서는 용기를 찾았다"며
"미치도록 무겁고 고통스런 시련도 내려놓으면 가벼워지고 자유롭게 된다.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나`에서 다시 시작하게 된다"며 시련을 극복하게 된 방법도 털어놓았다.
박찬호는 일본 무대 첫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결과는 좋지 못하다.
1승5패 평균 자책점 4.29. 특히 2번이나 2군에 내려가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박찬호는 그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그는 "현재 나는 선수로 제 역할을 하고 있진 못하지만 삶에 중요한 부분을 살고 있는 건 분명하다.
그리고 지금도 하루하루 선수로서 기술보다 인간으로서 삶을 배우고 있다. 우리는 실수와 시련을 통해 더 강해지고 성장한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닌 노력순이다! 마음속으로 외쳐본다"고 글을 맺었다.